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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 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는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 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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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Je crois entendre encore,
내가 다시 들은 것 같다,
Caché sous les palmiers,
야자수 아래 숨어서,
Sa voix tendre et sonore
그 목소리를 부드럽고 낭랑한
Comme un chant de ramier!
마치 산비둘기 노래처럼!
O nuit enchanteresse!
오 매혹적인 밤이여!
Divin ravissement!
숭고한 황홀경이여!
O souvenir charmant!
오 매혹적인 추억이여!
Folle ivresse! doux rêve!
광적인 취기여! 달콤한 꿈이여!

Aux clartés des étoiles,
투명한 별빛아래,
Je crois encore la voir,
내가 그녀를 다시 본 것 같다,
Entr'ouvrir ses longs voiles
그녀의 긴 베일을 살짝 열고 있는
Aux vents tièdes du soir!
훈훈한 저녁 바람에!
O nuit enchanteresse! etc
오 황홀한 밤이여!...
Charmant souvenir!
매혹적인 추억이여!

BGM : Slava - Opera '진주조개잡이' 중 Je Crois Entendre En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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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팔각정
Nikon F100 / ZF 50mm 1.4 / Fuji Velvia 50

그래...

사랑할 때는 다른 것은 희미할 뿐이었어.
오직, 오직 네 모습만 또렷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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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 35mm Summaron f3.5 / Fuji Nps 160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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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를 제삿상에 올리는 집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사실 집안이 개신교와 가톨릭이 뒤섞여있는 상황에서 제사를 지낸다는 것부터가 '믿는 이'들에게는 욕먹을 일일지 모르지만, 이북에서 어렵사리 월남한 집안이다보니 고생고생해서 집안을 남한에서 다시 일으킨 할아버지 세대에 대한 감정은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차려도 모자르기만한 상황이라죠. 이런 상황에서 제삿상을 빼는 것은 우리에겐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사촌동생중에 은성이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꽤 오랜기간 방황하며 아버지와 집안 식구들 걱정을 시킨 녀석이죠.
학교도 중간에 때려치우고 멀리 지방을 돌며 산전수전 공중전을 어린시절에 겪은 - 저는 애늙은이라고 놀립니다만 - 과거를 가지고 있는 녀석이죠. 녀석이 오랜 방황 끝에 맘을 붙힌 것이 이탈리아 요리..그 중에서도 파스타와 스파게티입니다.

주방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싫은 내색 한 번 보이지 않던 녀석...방황이 긴 사람은 맘을 잡게되면 그 누구보다도 변치않는 줏대를 가지게 된다는 옛말처럼 녀석은 그런 고생중에도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수업을 쌓았습니다.

어느새 주방에서 보낸 시간만 10여년...꽤 유명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주방장으로 자리잡은 녀석이 추석날 커다란 팬과 이런저런 재료를 차에 싣고 나타났습니다.

추석음식 장만이 바쁜 집안 구석에서 녀석이 만들기 시작한 것은 두 가지의 스파게티였죠.
와인소스의 봉골레와...크림소스의 까르보나라....
원칙이 아닌 것은 알지만 할아버지 제삿상에 자기가 만든 음식을 올리고 싶다고 말하는 녀석 앞에서 가족들은 그저 감격했습니다. 땀을 흘리며 커다란 접시에 담아나오는 스파게티.....당연히 할아버지앞에 차려진 상에 올랐고, 그 날 식구들도 원없이 정통 스파게티의 맛을 보았죠.

추석 제삿상에 오른 스파게티...
어쩌면 우리 가족들도 그런 엉뚱함 속에서 더욱 굳건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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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gtländer Bessa-R/ Super Wide Heliar ASPHERICAL 15mm f:4.5 / Kodak TX

베를린을 동서로 가르고 있던 장벽의 일부가 옮겨져 있는 을지로 장교빌딩앞 공터.
그 곳에는 베를린 장벽외에도 베를린의 밤을 100여년 넘게 밝히던 독일 전통의 가스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장벽보다 그 뒤의 더 높고 넓은 벽이 더 마음 쓰였다.
'전 세계 어느 도시에나 랜드마크 타워 하나쯤은 있다!'며 용산에 올라갈 150층짜리 빌딩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한때는 20년 넘는 세월을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3.1빌딩....이젠 31층은 높은 빌딩의 '높'짜도 꺼내지 못할테지.

우리를 가르는 것들은 더 견고해지고 넓어지며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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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9. 9
충청북도 황간

어느새,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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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selblad 503CW / Planar 80mm / Kodak Ektachrome 400

힘이 들 때,
털썩 앉아서 기다리고 싶은 심정이 나도 없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 자주는 아니지만 - 나도 털썩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힘이 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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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이 풍경을 만날 때마다,
양 손에는 엄한 물건들이 쥐어져 있었다.
주머니에 먼지나기 시작하면서 이 풍경 못만난지도 꽤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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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
(앙드레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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