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사람에 대한 예의 에 해당하는 글 : 53 개
2006.09.06 :: 사람이었다 1
2006.09.04 :: 오늘 하루 1
2006.08.31 :: 붉은 돼지
2006.08.28 :: Eagles
2006.08.11 :: 일하는 사람
2006.08.09 :: 길에서 만나다

잘 나가던 변호사 앤드류(톰행크스)가 AIDS환자라는 이유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회사에서
잘린다. 그 자신이 변호사였지만, 그의 몰골을 보고 다른 모든 변호사들은 그를 외면하고,
결국, 한 때는 법정에서 자신과 싸우던 경쟁자 조 밀러를 찾아가지만 그에게도 외면받는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읽던 중, 흑인인 자신과 AIDS환자인 그가 똑같이
'굴러온 돌 신세'가 되어 있는 것을 느끼고 밀러는 비로소 그의 변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그에게도 가슴에 박혀있는 동성애자와 AIDS에 대한 편견은 존재했고,
한 사람은 병마와, 한 사람은 편견과 싸우는 전쟁이 소송과 더불어 시작된다.

1993년에 나온 영화 필라델피아는 많은 이들에게 '당신은 게이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발칙한 영화'였다. 영화 속에서 조 밀러(덴젤 워싱턴)가 극중 인물들에게 쉴새 없이
던지는 질문인 '당신은 게이입니까?'는 "우리가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는 극중 외침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 해서 '나와 다른 것 = 나쁜 것'이라는
초딩적인 이분법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근본적인 질문인 것이다.

마리아 칼라스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고'가 울려퍼지는 순간이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 순간, 완전히 이해되지 않던 사람에 대한 존엄성이 비로소 '나와 같은 사람'으로
완전히 이해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BGM : La Mamma morta(From The Opera Andrea Chenier : Umberto Giordano)
      - Sop. Maria Cal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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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는,
40년을 바다에서 지낸 바다 사나이다.
어려운 월남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렵사리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기울대로 기운 집안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아버지의 반대에도 해양대를 지원하고, 바다로 가는 험한 길을 택했던
사람이었으며, 늘 가족을 가슴에 품고 기어이 집안의 기둥을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이다.

그는, 나의 아버지다.

2.
그녀는,
오남매의 집에 맏며느리로 들어와 바다에 나가 있는 남편을 그리워하며 삼형제를 낳아기른
당찬 '아줌마'다. 그 자신이 대장암에 걸려서도 뇌종양에 걸려 신음하던 맏아들을 기어이
살려냈고 그러면서도 집안의 대소사를 온몸에 짊어지고 오늘까지도 남편이 세운 집안의
기둥을 더받치고 있는 서까래와 같은 사람이다.

그녀는, 나의 어머니다.

3.
그는,
어려서부터 늘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여전히 착하게 사는
정말 '착한 사람'이다. 착한 것이 오히려 바보가 되어가는 각박한 세상에서 그처럼
자신의 모습을 초지일관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을 나는 본 일이 없다. 큰 병을 연이어
앓으면서도 늘 자신의 삶을 신께 의지하며 기어이 그 병마들을 이기고 다시 일어난 이.

그는, 나의 하나 뿐인 형이다.



이들과 나와 지금까지 함께 지낸 시간은 정확히 같다.
그 기간만큼 나를 가장 잘 알고 있을 그들.
나는 정말 그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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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뇌성벽력이 치던 여름 나절,
집으로 들어오는 인터넷 회선이 두 번씩이나 불통이 되었습니다.
당장,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답답한 '넷중독자'인 저는 조바심부터
났었다죠. 그 비를 뚫고 집으로 찾아오신 아저씨, 컴퓨터를 살펴보시더니 집앞
전봇대에 오르셨습니다. 일이 그 쯤되니 걱정부터 되더군요.
이 비가 오는데, 이 벼락이 치는데 전봇대에 올라가는 아저씨가 걱정스러웠습니다.
다행히 홈빡 젖어서 엄지손가락을 흔들어주는 아저씨. 인터넷은 연결되었고, 아저씨는
냉수 한 잔 청해 드시고는 다시 다른 집으로 떠나셨습니다.

생각해보니 내가 돈을 지불하고 쓰는 인터넷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일을 하는 이들은
여전히 '사람'이라는 것은 잊고 있었습니다.

...궂은 날이 지나고 잠시 비가 그치자 그새 전기 보수 공사에 나선 또 다른 아저씨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에게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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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힘은 굵고 큼직한 근육이나, 덩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었던 아나운서 정은임.
그 가녀리고 호리호리한 몸에 어쩜 그런 힘을 담을 수 있었을까.
몇 평 되지 않는 방송국 쪽방에서 세상과 소통하려 했던 그녀의 모습은 이제 추억으로 남았지만
아직도 그녀에 대한 많은 이들의 사랑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그대가 없어도 혼자 담배 피우는 밤은 오네
보르헤스의 책을 펼쳐놓고 <꿈의 호랑이들>을 읽는 밤은 오네
밤이 와서 뭘 어쩌겠다는 것도 아닌데 깊은 밤 속에서 촛불로 작은 동굴을 하나 파고 아무도 읽지 않을 시를 쓰는 밤은 오네
창 밖에는 바람이 불고 가끔 비가 내리기도 하겠지만
내 고독이 만드는 음악을 저 홀로 알뜰히 듣는 밤은 또 오네
한때 내가 사랑했던 그대, 통속소설처럼 떠나간 그대는
또 다른 사람 품에서 사랑을 구하고 있겠지만
이제는 아무리 그대를 생각해도 더 이상 아프지도 않아
나는 아프네,

때로는 그대와의 한 순간이 내게 영원으로 가는 길을 보여줬으니
미안해하지 말게, 사랑이여, 그런 건 없겠지만, 그래도 사랑이여
그대에 대한 짧은 사랑의 기억만으로도 나는 이미 불멸을 지녔네

박정대 - 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BGM은 그녀의 프로그램이었던 '정은임의 영화음악실'의 시그널로 쓰였던 곡중,
가장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는 곡인 Mark Knopfler의 Wild Theme입니다.
영국영화 Local Hero의 삽입곡이죠.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 곡만 들으면 그녀생각을
한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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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하늘을 보며 저녁 버스에 몸을 싣고 돌아오는 길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

이것저것 짧은 지식들은 많이 접하였지만

그것으로 생각은 깊어지지 않았고

책 한권 며칠씩 손에서 놓지 않고 깊이 묻혀

읽지 못한 나날이 너무도 오래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지만

만나서 오래 기쁜 사람보다는 실망한 사람이 많았다

나는 또 내가 만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실망시켰을 것인가

미워하는 마음은 많았으나 사랑하는 마음은 갈수록 작아지고

분노하는 말들은 많았지만 이해하는 말들은 줄어들었다

소중히 여겨야 할 가까운 사람들을 오히려 미워하며

모르게 거칠어지는 내 언어만큼 거칠어져 있는 마음이

골목을 돌아설 때마다 덜컹거렸다

단 하루도 사람답게 살지 못하면서

오늘도 혁명의 미래를 꿈꾸었다

(도종환 - 오늘 하루)

BGM : Dire Straits - Going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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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사람답게 살길 바란다.
....꼭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볼펜으로 지워버린 얼굴처럼, 스스로 인간을 거부한 것처럼
가끔 나도 그저 하늘을 나는 돼지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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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P / 50mm f1.0 Noctilux / Fuji NPS 160

인사동 거리에 가면 자주보이는 아저씨들.
틈만나면 악기를 꺼내들고 흥겨운 음악으로 거리를 찾은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요즘 인사동에서 뵌 적이 없는데, 혹시 고향으로 돌아가신 것은 아닌지...

그룹 이름은 이글스...분위기상 호텔 켈리포니아라도 불러줘야 하는데 그들은
연주만 열심히 한다.

어느새 인사동의 한 부분이 된 그들, 그들에게 음악만큼의 즐거움이 함께 하길.

BGM : Ole Edvard Antonsen - The Honeymoo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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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대한 것은 아니다.
내 기억에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놓아버려야 했던 몇 번의 기억이 있다, 혹자들은 한 번의
운명적인 사랑이 아닌 몇 번의 사랑이라는 말에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겪어보지
않은 이들에게 남은 것은 말뿐이니까 그들의 비웃음은 개의치 않는다.

언제나 사랑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인가 희생을 요구해 오기도 했고, 반대로 내가 그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그것은 기적과 같아서 도저히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도 왕왕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이성보다 앞서는 감정의 우선순위 꼭대기를 어느 날 갑자기
점하기도 했다.

내가 이제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어도 어쩔 수 없이 다가오기도 하고,
다시 그 감정을 느끼고 싶은데 좀처럼 찾아오지도 않는 변덕스러운 감정, 사랑.

..다른 것은 몰라도 그것을 빌미로 잔인해지는 사람은 되지 않으련다.
단 한 번의 노래를 위해 목숨을 내어놓는 가시나무새처럼, 그것을 통해 다시 죽고,
다시 태어나는 각오로 사랑을 준비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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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8
충무로

일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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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지나다보면 물끄러미 바라보는 길냥이들을 자주 만난다.
내 인상이 녀석들에게는 그다지 무서워보이지 않는 것인지 다른 이들은 피하는
녀석들도 내 앞에서는 상당히 긴 순간을 바라보거나 다가오거나 하면서 아는 척(?)을
하려하는 느낌이다. 버스안에 자리가 꽉 찼어도 내 옆자리만 비어간 경험이 많은
나로써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지만 소세지나 먹을 것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일 없는
상황에서 녀석들의 관심이 그저 미안할 때도 있다.

사진을 찍게되면서 녀석들의 사진을 가끔 담게 된다.
얌전히 있다가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화들짝 놀라서 도망가는 녀석들도 있었고,
아예 다가와서 렌즈 후드를 발로 톡톡 건드리는 바람에 촛점을 못맞추고 셔터만
날린 적도 있지만 어떨 때는 의젓하게 포즈를 취해주는 사진같은 녀석들도 만나곤
했다. 도둑고양이라는 말은 이럴 때는 확실히 틀린 말이라 느껴진다. 저런 당당한
녀석들에게 '도둑'이라니...

길강쥐(떠돌이 개)나, 길냥이나 결국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녀석들이다.
키우기 시작할 때는 식구하나 들이는 것처럼 유난을 떨다가도 조금만 정 떨어지면
갖다버리고, 그냥 팽개쳐버리는 인간들의 무관심이 낳은 녀석들...

녀석들의 의젓한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지는 것은 인간들이
녀석들에게 진 채무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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