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처음 포스터로 이 영화를 만났을 때, 나는 또 하나의 삼류영화려니 했었다.
심은하와 한석규가 눈이 오는 듯 한 분위기에서 점퍼 속에 들어가 미소짓고 있던
포스터의 사진이 그다지 기억에 담기지 못했던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다.

훗날, 이 영화가 유영길 촬영감독의 마지막 작품이었으며 또한 시시한 삼류연애담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선입견의 무서움을 새삼 깨닫는 기회도 되었었지.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먼 길을 떠난 남자와 끝까지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마지막 사진관에 걸려있던 한 장의 사진에서 웃음을 찾는 여자의
이야기. 심은하라는 배우를 지금까지도 그리워하게 만들었던 그 마지막 장면에 극중
정원(한석규)의 나레이션이 깔리면서 영화는 마무리 된다.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극장에서 일주일을 버티지 못했던 작품이었지만 내 일생 중 만났던 행운 중 하나는 그 마지막 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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