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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aptain Jeon

2007. 9.30

어제 12시부터 맞기 시작한 바람과 파도는 대만 해협과 대만북동부 일부에 걸쳐 내려진 강풍 경보가 빚어낸 작품이다.
저기압보다는 고기압이 밀고 내려 오며 생기는 바람이므로 그 바람과 그에 수반한 파도는 일정한 방향으로 계속되어 맞서서 항해하는 선박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이지만,
그 바람과 파도를 등에 업고 달리는 배에게는 별 어려움을 주지 않고 진행되는 기상 상황이다.
그러나 어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우리와 서로 빗겨서 지나가며 유유히 내려가던 자매선인 씨.써미트호는 잘 내려 갔을 테지만 필리핀을 넘어와서 남지나해 가운데에서 지금 발달을 시작한 열대성 저기압이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니 그건 여간 신경 거스르는 일이 아닐 것이다.

어쨌거나 한정된 구역에 내려진 강풍경보를 기상도에서 보며 바로 우리 배가 그 경계선 끄트머리에 위치한 줄을 확인하며 밤새 때리며 달려드는 선수파에 어지간히 주눅들었더니
결국 전장등(Fore Mast Light) 두 개가 모두 불이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전부마스트에 있는 항해등이 모두 꺼진 것을 알지만 당장 마스트에 올라가서 수리할 형편도 못되니 마음 조리며 초조해 하는데 앞에서 나타난 지나가는 타 선박에서 그런 사항을 알려주려고 우리를 부를 때는 참 난처한 생각이 든다. 알고 있다면서 기왕에 이야기 시작한 것 위족의 지나 온 곳의 기상상황을 물으니 그쪽은 괜찮다며 여기 오니까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해서, 그나마 참고 올라가면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품게 한다.

더 이상의 해수가 항해등의 등 안에 스며들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중 항해등의 전구를 갈아주려 전부 마스트에 올라갈 때면 브리지에서 관련 퓨즈를 끄고 올라가라고 지시해 둔다.

이렇게 해결 못하고 날씨가 좋아지길 기다리는 상황에서 아침 식사를 끝나고 올라오는 나에게,

-선장님, 9번 홀드 우현 사운딩 수치가 10미터를 넘기고 있습니다.

브리지에서 내려오던 일항사가 나를 보며 보고를 한다.

-지금 9번 홀드 해치커버를 열어 보려고 합니다. 라는 말까지 덧붙인 보고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선체에 이상이 생겼다면 밤새 두드려 맞은 앞쪽 선창이 되어야지 맨 뒤의 9번 창 이라니,
이건 그런 선체의 결함 사고가 아니라 물이 역류를 해서 들어간 사고라고 직감하며 홀드빌지 라인의 관련 밸브를 자세히 살피도록 지시한다.

해치커버를 열어 놓고 내려다 보며 물이 새어 나오던 것을 확인하고 있던 중에 과연 관련 밸브를 만지니 작은 물줄기를 뿜어 내던 것이 뚝 그쳐졌단다.
그냥 아침에 홀드 빌지를 체크하지 않았으면 그냥 해수를 선창에 실을 때까지 맘껏 싣는 일이 발생하여 맨 마지막 단계가 침몰이 되는 사고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어제 저녁 7시 이후에 들어가기 시작한 물이 어느 정도 빠지게 될는지 도착해서 까지도 계속 빌지를 뽑아내는 일만이 남아있다.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사진과 글을 정기적으로 올리도록 하겟습니다.
^^ 원 저작자에게 당연히 허락받고 올리는 것이니 괞찮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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