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Skyraider
2006. 10. 7
압구정 갤러리아
Canon EOS 1Ds mark.II / EF 28-70 2.8L
천성적으로 압구정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곳이 한명회가 만든 정자가 있던 곳이라던지, 갑부들의 집들이 모인 곳이라던지 하는 얘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싫었다.
예전, 서울의 '금싸라기땅'들이 '학군'으로 묶여있던 시절, 우리 집도 저 압구정동과 같은
8학군이었다. 학교에서 '논다.'던 날라리 녀석들이 저 곳에 가서 애들 삥을 양 것 뜯어왔다고
자랑 할 때도, 저기 살던 친구에게 웬만하면 딴데로 이사 가라고 권할 정도로 그저 저 곳이
싫었다.
연휴의 마지막을 아르바이트로 장식하기 위해 찾았던 압구정동, 난 여전히 그 곳이 싫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작정 싫어하게 된 것은 아니다.
화려한 네온 속에 저물어가는 그 스산함이 이젠 싫다.
뒷골목 고깃집의 맛난 추억도, 이젠 사라진 텍사스문의 그리움도 이젠 그냥 추억이
되어버린 것,
그게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