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Photo By Skyraider

한 때는 많은 이들의 삶을 싣고 인천 송도역과 수원 사이를 달리던
꼬마열차 수인선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1995년
12월 31일 폐선되었다.


레밍 딜레마라는 마케팅 서적이 있습니다.
북극권에 서식하는 설치류 레밍이 벌이는 자살소동에 관한 이야기를 마케팅 기법으로 풀어쓴 책이죠. 사실은 레밍은 지의류만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일정수준으로 개체수가 늘어나면 건너 편 땅으로 옮겨가기 위해 물에 뛰어들곤 합니다. 그 와중에 살아남는 녀석들보단 죽는 녀석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것을 사람들은 ‘자살소동’이라 부르는 것이죠.

책에서 레밍이 물에 뛰어드는 것은 ‘그냥’이라는 말로 표현됩니다. 다들 뛰어드니까 거기에 휩쓸려서 물에 뛰어드는 미련한 녀석들로 표현되고 있죠. 당연한 얘기지만 그녀석들 중 조금 깨인 집단이 나오게 됩니다. “왜 우리는 물에 뛰어들까?”라는 의문을 가슴에 담는 녀석들 말이죠. 이것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조나단이나 그의 스승 창과도 맞닿아있는 이야기입니다. 삶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저기 휩쓸려 다니는 ‘습관’이라는 것에 반기를 든 선구자들의 이야기이니까요.

이 책에 대해서 토론 중에 한 친구가 실제 레밍의 습성을 이야기 하면서 ‘자살소동’ 자체가 허구인데 그것에서 진리를 찾을 수 있냐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진행을 맡았던 분이 거기서 이런 이야기를 건네 주셨죠.

“가끔은 사실을 왜곡함으로써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법.”이라는 이야기를.

살면서 사람은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곤 합니다.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이 그런 때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럼에도 주저하고, 고민하고, 술 마시게 되죠. 아무래도 그런 순간에 나이가 있고, 똑똑하다는 이들이 더더욱 신중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고민거리를 짊어지게 됩니다. 그런 순간에는 오히려 아는 것이 짐이 되고 괴로움이 되는 법이니까요.

가보지도 않은 길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 배움이 적다고 느끼는 이라면 ‘겁없이 베팅할 권리’를 가슴 속에 품게 됩니다. 그들에게 아직 세상은 딜러에게 방금 받은 패처럼 따끈따끈 한 것이니까요. 그런 권리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행사하지는 않죠.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
(루돌프 폰 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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