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Skyraider
믿음의 가장 기초적인(초보적인)단계가 기복신앙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 있어야 기도하고, 무슨 일이 닥치기 전에야 기도하는....
초등학교 4학년때 영세를 받고 지금까지 가톨릭 신자로 살아오면서 나만큼은 그런
기복신앙인이 아니라 늘 한결 같은 신자로 남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그 기간이 모두 부끄러운 기간이었다.
일이 있어야 기도하고, 일이 있어야 '제게 이런 고통을 주지 마세요.'라고 기도하는.
신의 존재를 믿으면서도 신앙인답지 않았고,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그 믿음을 행실로
보인 적이 없었다. 내가 잘되는 것이 지상최대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감정을
슬그머니 경건함으로 포장하고 어느 사이엔가 처음의 마음을 잃어버린 채 오늘까지
살고 있다.
"왜 고민하시나요? 기도할 수 있는데..."라는 글귀를 만나고,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는 글을 또 만난 오늘, 난 많이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