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raider 2007. 2. 21. 14:17


Photo By Skyraider
Olpark

원래 드라마 따위는 잘 보지 않는데, 가끔 보게되던 몇 안되는 프로 중 하나가 '누나'라는 드라마였다. 설날에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에 그 드라마를 보면서(우리집은 채널 선택권이 아버지와 할머니께 있기 때문에 식구들이 모이면 결국 다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된다) 집안이 울음바다로 변하고 말았다.
극 중 할아버지(오현경 아저씨)께서 결국 숨을 거두시게 되는데, 그 장면이 내 할아버지께서 떠나시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었기 때문에 - 외항선 타시느라 집에 계시는 일이 일년에 일주일 정도시던 아버지와 당시 대입학원 다니면서 열심히 대학 노래 부르던 내가 할아버지의 손을 쥐고 임종을 지켰고, 다른 식구들은 주변에서 떠나시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모든 식구들이 TV속으로 들어가 1991년 5월로 되돌아간 듯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내 할아버지께서는 극 중 할아버지처럼 장수하지는 못하셨고, 지병으로 일찍 떠나셨지만 그래도 식구들에게 하고픈 말 다 하시고, 당시 군대병원에 뇌종양으로 입원 중이던 형까지 만나 손 붙잡고 격려도 해주셨으며, 떠나실 때는 온가족의 배웅을 받으셨으니 일찍 떠나셨다는 것만 빼면 나름 행복한 여행길을 떠나신 셈이리라.

..정말 예전에는 별만 보면 저 별이 내 별, 저 별은 니 별..이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는데...
세상을 떠난 이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리를 지켜준단 이야기도...

아마, 우리보다 먼저 떠나신 분들도 어쩌면 별이되어 우리를 바라보고 계실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