單想
믿음이란 무엇일까
Skyraider
2006. 9. 30. 09:00
종로에서 노방선교를 하고 계시던 어느 영감님
전철에서, 버스에서..그리고 지나던 길가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이들이 '예수를 믿으세요.'라고
외치는 사람들이다. 어떤 이들은 무시하고, 어떤 이들은 짜증내고, 어떤 이들은 대놓고 뭐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그런 일들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교회다니는 친구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고 외치고 다니는걸까?"
그의 답변은 간단했다.
"믿어야 구원받을 수 있으니까."
주일마다 미사를 지내는 내 눈에도 자주 거북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행동이 믿지 않아서
구원받지 못할 사람들에 대한 경종이라는 그의 설명 앞에서 나는 잠깐 생각했다.
정말 예수를 믿는 길이란 그런 것일까? 큰 목소리로 '믿어라! 믿어라!'외쳐야만 하는 것일까?
신의 뜻을 인간이 가늠할 수는 없지만, 단지 외치는 것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면 그것처럼
편한 일도 없을거라는 얊팍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 가슴에 못을 박아도, 교회에서 회개하고 눈물 흘리면 죄사함을 받고,
평소에 아무리 죄를 많이 짓고 살았더라도 '예수'를 영접하면 바로 천국에 이른다는
그들의 말이 도무지 이해될 수 없는 것은 '너희는 너희의 믿음을 말로 행하지말고,
행동으로 보여라.'라던 세례자 요한의 외침이 귀에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잘못했다면 먼저 잘못한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고 신 앞에서 회개해야 제대로된
것이 아닐까? 예수를 알기 전 죄를 많이 짓고 살았다면 그를 만난 이후엔 죄짓지 않고,
착하게 살려고 애를 써야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입으로만 '예수, 예수..'를 외치지
말고 그 입에 담는 예수처럼 살아보려고 애를 써야 진정 믿음이 아닐까?
크리스트교의 가르침은 서로 사랑하라는 근본적인 명령이 주어져 있다.
예수를 믿지 않으니 마귀의 자식이고, 지옥으로 떨어질 죄인이라고 이웃을 단죄하는 것이
'사랑'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단군상이 짜증난다고 '몰래(당당하다면 대놓고 해야할 일)'
망치로 부숴버리거나, 불상에 붉은 락카로 '사탄'이라고 적는 행위는 결단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닐 것이다.
그는 이방인에게 '이런 믿음을 유다인들에게서도 본 일이 없다.'라고 말했던 이 아니었던가.